한결은 유하의 풀어헤쳐진 샤워 가운 사이로 우윳빛 뽀얀 속살이 드러나자 눈이 뒤집혔다. 눈이 커다래졌다. 멀리서 본 적은 몇 번 있어도 이렇게 가까이서 본 것은 처음이었다.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손으로 급히 가리는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몰랐다. 고양이 발바닥 젤리처럼 말랑해 보이는 핑크빛 젖꼭지가 너무 앙증맞고 귀여웠다. 전에도 은근슬쩍 곁눈질로...
유하는 갑작스런 한결의 질문에 등골이 서늘했다. 뭐라고 하지. 그나저나 배도 부르고 자꾸만 졸립다. 차비라도 빌리면 숙소로 돌아갈 수 있을텐데. 한결이를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모르겠다. 오늘 밤 나는 어디서 자야 하는 걸까? 헤어졌다고 말하기도 좀 그렇고. 그 난리를 쳐놓고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 아, 맞다. 아까 내 핸드폰 액정 나갔잖아. 핸드...
“꼬르륵.” 유하는 입보다 배꼽으로 말했다. “배…배고파.” 시선을 바닥으로 떨궜다. 부끄러운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네? 뭐요? 배고파요?” 한결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게…. 지금 오랜만에 만나서 하는 소리예요. 정말 이 선배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분위기 깨는 건 여전하네. “어휴.” 한결은 한숨을 푹푹 쉬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이게 ...
아, 그렇지. 핸드폰으로 손 교수님께 전화해야지. 유하는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걸었다.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통화 버튼을 눌렀다. 신호가 갔다. 제발… 손 교수님 제 전화 좀 받아주세요. 손 교수는 바쁜지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으악. 비상사태야. 큰일 났어. 나 어떻게 해.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유하가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데 갑자기 오토...
유하는 에펠탑을 둘러보았다. 소문으로만 듣던 에펠탑을 가까이서 보니 신기했다. 관광객들이 많았다. 기념으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연인끼리 배낭여행을 온 경우도 많았다. 커다란 배낭을 짊어지고 다정하게 손을 잡고 가는 모습이 부러웠다. 게다가… 이곳 프랑스에서는 손을 잡고 당당하게 다니는 동성 연애자 커플이 스쳐 지나가는 걸 몇 번 보았다....
유하는 프랑스 미술제 시상식에 참석할 겸 손 교수의 전시회에 초대받아서 프랑스 파리에 왔다. 손 교수는 세계적으로 유명해서 전 세계 곳곳에서 전시회를 열었지만 파리가 본거지였다. 손 교수의 권유로 유하는 뜻밖에 큰 상을 받게 되어서 기뻤다. 유하에게 손 교수는 스승이자 은인이었다. 존경하고 동경했다. 유하는 저렴한 호텔에 묵고 있었다. 경제적인 문제로 처음...
한결은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서 거나하게 취했다. 유하와의 추억이 깃든 작업실 정리는 결국 보류하고 말았다. 그 작업실을 정리하면 이젠 완전히 끝이라는 생각에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작업실에서 유하가 그리다만 자신의 초상화 종이를 차곡차곡 모아서 파일로 잘 정리해 두기까지 했다. 나란 놈은 진짜. 뼛속까지 선배 스토커인가봐요. 선배…. 왜 절 그린 건지 ...
유하와 헤어진지 제법 시간이 지났다. 한결은 너무 힘들어서 한 번 더 유하가 일하는 카페로 갔다. 일하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유하는 안 보였다. 분위기상 그만둔 것 같았다. 새로운 알바가 보였다. 이젠 정말 끝이라는 생각에 돌아섰다. 한결은 그동안 회사일에만 몰두했다. 너무 무리했던지 최근 몸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피로와 스트레스 누적으로 병원에서 잠시 ...
유하는 잔뜩 긴장한 채로 접시에 음식을 들고 날랐다. 카페 알바 경험이 있어서 그런가 조금은 어색했지만 나름대로 잘하고 있었다. 한결은 저렇게 평소에 서빙하는 직원을 예사로 보았다. 그런데 유하가 계속해서 땀을 흘려가며 음식을 나르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웠다. 너무 힘든 일로 보였다. 몸도 약한 사람이 저렇게 힘든 일을 어떻게 해. 잠시 쉴 틈을 안 주네. ...
이런 고급 호텔에서 한결을 만날 가능성이 없진 않았지만 마지막 날에 만날 거라곤 생각지도 못한 유하였다. 그 잘생긴 얼굴 어디 가겠느냐 마는 얼굴이 많이 상했다. 살이 많이 빠져서 볼이 움푹 패였다. 잠을 잘 못 잤는지 눈밑에 다크서클이 진했다. 그래도 잘생겼다. 오히려 그런 모습이 퇴폐미가 있어 보였다. 어휴, 아직도 내 눈에는 잘 생겨 보이네. 이제 얼...
한결은 결국 못 참고 유하가 일하는 카페로 왔다. 차 안에서 유하가 일하는 모습을 보았다. 혹시나 이별하고 난 직후라 나오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저렇게 씩씩하게 일하는 걸 보니 마음이 아픈 건 혼자인 것 같았다. 조금 슬퍼 보이긴 하지만 앓아 누울 정도는 아닌가 보네. 금방 잊고 일하러 나왔네. 섭섭해요. 나는 어제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선배 ...
동훈이 안타까운 듯한 시선으로 유하를 보며 현관문을 열어주었다. “유하야…. 괜찮니?” “미안해. 잠시만 신세 질게.” 유하는 챙겨온 짐을 동훈의 방 한구석에 놓으며 말했다. 헤어지기로 결심한 이상 오래 한결의 집에 머물수록 마음이 약해질 것 같아서 새벽에 택시를 타고 동훈의 집으로 왔다. 본가로 바로 내려가려고 했지만 마무리 지어야 할 일이 이것저것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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